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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리더십(사례)

애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와 첫 주장 독식 현상(The first claim takes it all phenomenon) 극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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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원치 않는 결정을 ‘다들 원한다고 착각하는 순간’, 애벌린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있지 않나요? 회의에서 누군가 의견을 내면 아무도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데도 이상하게 그 의견대로 결정이 납니다. 회의가 끝난 후 사람들은 뒷말을 하죠.
"솔직히 그 의견 별로였는데, 다들 괜찮다길래 나도 그냥 따라갔어."
이 현상이 바로 ‘애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 본질에는 

‘첫 주장 독식 현상(The first claim takes it all phenomenon)’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두 가지 개념이 리더십과 조직 내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리더로서 어떻게 해야 조직을 더 건강하게 운영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애벌린 패러독스 책 표지
애벌린 패러독스 책 표지


애벌린 패러독스란?

  제가 아직 신입이던 시절 당시 원장님(전무)께서 월간회의 때 이 개념을 알려주셨습니다. 1974년, 경영학자 제리 하비(Jerry B. Harvey)는 그의 논문에서 ‘애벌린 패러독스’라는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1970년대 초반 미국의 텍사스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상입니다. 제리 하비가 처가인 텍사스를 방문해 무더운 여름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장인이 갑자기 “애벌린에(처가에서 약 80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소도시) 가서 외식하자”고 제안합니다. 아내는 아버지를 존중하는 마음에 "좋은 생각이에요!"라고 동의합니다. 제리 하비(사위)는 무더운 날씨에 장거리 운전이 부담됐지만,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것 같아 "괜찮은 아이디어네요."라고 합니다. 장모까지 "오래간만에 가보고 싶었어."라며 가세합니다.
그렇게 모두 애벌린으로 향했지만, 가는 길은 먼지투성이 비포장도였고, 식당 음식도 형편없었으며, 돌아오는 길엔 피곤함과 후회뿐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 장모가 말합니다. 
“사실 난 가고 싶지 않았어.”
아내도 덧붙입니다. 
“나도 그냥 당신들 좋으라고 간 거였어요.”
사위도 고백합니다. “저도 집에 있고 싶었는데요.”
마지막으로 장인이 말합니다. “나는 다들 지루해할까 봐 그냥 한 번 제안만 해본 거였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과적으로 아무도 원하지 않았던 결정이 "다들 찬성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실행되고 만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제리 하비가 논문에서 밝힌 애벌린 패러독스입니다. 즉, "집단 내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결정을, 마치 모두가 동의한 것처럼 착각하여 실행하는 현상"입니다. 

애벌린을 오간 이미지
애벌린을 오간 이미지


첫 주장 독식 현상(The first claim takes it all phenomenon)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왜 장인이 첫 번째로 제안했을 때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을까요? 이것이 바로 ‘첫 주장 독식 현상’입니다. 첫 주장 독식 현상이란? 첫 번째로 나온 의견이 조직의 방향을 결정짓는 현상으로, 권위가 있는 사람이 말하면 더욱 강력해지며, 집단이 작을수록 더 쉽게 발생합니다. 첫 번째 주장은 마치 '닻(Anchor)'처럼 작용하여 이후 나오는 의견들을 제한하는 '닻내림 효과(Anchoring Effect)'를 일으킵니다. 바다에서 닻을 내리면 배가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런데 만일 애벌린 패러닥스 상황에서 장인이 아닌 사위가 먼저 의견을 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아마도 아내가 바로 "더워죽겠는데 뭐하러 그 멀리 가느냐"며 바로 반대했을 것입니다. 
회의에서 임원이나 팀장이 "이 방향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어?"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내 의견과 달라도 임원이나 팀장이 뭔가 더 많이 알고 있어서 저렇게 말했겠지."라고 생각하며 쉽게 동조하게 됩니다.
리더가 강하게 의견을 피력하면, 구성원들은 반대 의견을 내기가 더 부담스러워집니다.
결국, 충분한 논의 없이 첫 주장대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집니다.

승자독식 이미지
승자독식 이미지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먼저, 심리적 편향을 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 접한 정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권위에 대한 복종하려는 심리입니다. 리더의 말에 반대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나 불편함 때문에 거절(부)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조화 욕구입니다. 이미 형성되어 있는 분위기를 깨는 것이 부담스러워 자신의 진짜 의견을 숨기는 것입니다 .
이렇게 되면 조직은 집단사고(Group Think)에 빠지고, 창의적인 대안이 사라지게 됩니다.


리더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즉, 리더가 건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1.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 찾기
  퍼스트 펭귄이란 남극의 펭귄 무리에서 관찰한 것입니다. 펭귄 무리가 먹이를 찾으러 바다로 뛰어들어야 하지만, 포식자인 바다사자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겁을 먹고 망설입니다. 그런데 한 마리가 먼저 뛰어들면, 나머지도 거의 본능적으로 따라서 바다 속으로 뛰어듭니다. 즉, 조직 내에서 첫 주장 독식 현상을 깨려면 ‘첫 반대 의견을 낼 용기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누구도 쉽게 첫 반대의견을 낼 수 없기에 그 방법을 소개합니다. 
먼저, 회의 전에 미리 “이견을 내는 역할”을 지정합니다. 리더가 먼저 “내 의견과 다른 관점이 있나요?”라고 묻습니다. ‘익명 투표’ 등을 활용해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합니다.

용감한 첫번째 팽귄 사진
용감한 첫번째 팽귄 사진


2.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 역할 부여 
  악마의 대변인이란? 조직 내 일부러 반대 의견을 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두는 것입니다. 중요한 회의에서 한 명을 ‘반대 입장’ 역할로 지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때 리더나 회의 주관자는 악마의 대변인으로 선정된 사람과 토론 멤버들에게 반대하는 것이 ‘비판’이 아니라 토론을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또한 그 회의의 리더는 반대 의견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조직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시각을 고려하게 되며, 섣부른 판단과 설익은 아젠다가 실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2차 토론(Second Round Discussion)’ 도입
  이 것은 첫 번째 결론이 나더라도 즉시 실행하지 말고, 한 번 더 검토하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첫 번째 회의에서 의견을 모읍니다. 그런 다음 리더는 “우리가 이 결정을 24시간 후에 다시 논의한다고 가정했을 때, 바꿔야 할 점이 있을까요?”라고 질문합니다. 구성원들에게 다시 생각해볼 시간을 주고, 추가 회의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즉흥적인 결정이 줄어들고, 보다 깊이 있는 논의가 가능해집니다.

중요할수록 두드리고 가야 한다!
중요할수록 두드리고 가야 한다!


글을 맺으며

  "리더는 결정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조율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애벌린 패러독스와 첫 주장 독식 현상은 조직이 자주 빠지는 함정입니다. 함정은 리더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발견할 수 있고 발견할 수 있으면 피할 수도 있습니다. 조직에서 더 건강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리더가 기억해야 할 3가지를 다시 요약하자면
1) 첫 주장이 모든 것을 좌우하지 않도록 ‘퍼스트 펭귄’을 찾자
2) 일부러 반대 의견을 내는 ‘악마의 대변인’을 활용하자
3) 의사결정 전에 한 번 더 검토하는 ‘2차 토론’을 도입하자
여러분의 조직에서는 어떤 의사결정 방식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경험을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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