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방식 하나로 팀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난 해 봄, 제가 출강했던 국내 유명 대기업의 리더십 강의에서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팀장으로서 구성원이 성과를 못 낼 때, 어떻게 질문해야 합니까?”
자신의 임원이 평소 팀장인 자신에게 이렇게 자주 묻곤 하는데 몹시 당황스럽다고 하더군요.
“그건 생각해봤어요?”
듣는 순간, 주변에 있던 다른 리더들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질문’이라기보다는 ‘지적’에 가까웠습니다. 문제는 이런 질문이 구성원의 창의성과 주도성을 위축시킨다는 데 있습니다.
습관처럼 무심코 던진 질문 하나가, 누군가에겐 ‘나는 무능하다는 말이구나’라는 메시지로 들릴 수 있습니다. 오늘은 리더의 질문습관을 바꾸기 위한 3단계 접근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1단계: 트리거(trigger) 인지하기 – “내가 언제 그런 질문을 하는가?”
질문을 던질 타이밍은 대부분 반복되는 ‘정형적 상황’입니다. 예컨대, 주간회의에서 보고가 미흡할 때, 마감 직전 결과가 미진할 때, 혹은 구성원이 예상 밖의 방식으로 일했을 때 등입니다.
심리학자 찰스 두히그는 습관의 트리거로 장소, 시간, 감정 상태, 사람, 직전 행위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이를 응용해보면, “주간회의(시간/장소)에서 A가(사람) ‘아직 정리 중입니다’라고 말했을 때(행위), 실망한 표정으로 ‘그게 최선인가요?’라고 반문했다”는 것이 하나의 트리거 인식 예가 됩니다.
트리거를 구체적으로 파악할수록 습관은 바꾸기 쉬워집니다.
★ 2단계: 예전 습관 파악하기 – “내가 던지는 질문의 진짜 의도는 뭘까?”
질문인 듯 질문이 아닌 말들이 있습니다. 겉으론 부드럽지만 사실상 지적과 압박인 경우죠.
예를 들어
“이건 어떻게 된 거예요?”
“그 생각은 어디서 나왔어요?”
와 같은 질문은 호기심보다는 확인과 통제를 담고 있습니다.
이전 습관을 되짚을 때는 가급적 구체적으로 기록해보세요.
“팀원이 ‘아이디어가 잘 안 떠올랐습니다’라고 했을 때, 나는 ‘그건 고민한 흔적이 안 보이네요’라고 말했다. 내심 화가 나 있었고, 그 감정이 말투에 드러났다.”
이렇게 기록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반복한 질문 패턴이 선명해집니다.
이것이 변화의 첫걸음입니다.
★ 3단계: 새로운 행동 방식 정의하기 – “이제는 이렇게 물어보자!”
새로운 습관은 어렵고 복잡해서는 안 됩니다. 60초 이내에 실천 가능한 구체적 행동으로 정의하세요.
예를 들어 '앞으론 무조건 열린 질문으로 시작한다'는 식입니다.
“그래서 어떤 선택을 하셨나요?”,
“이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뭐였나요?”,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 중에 본인이 선호하는 방향은 어떤 건가요?”
이런 질문은 팀원이 ‘정답’을 말하게 하지 않고, ‘생각’을 말하게 돕습니다. 결국, 리더가 질문을 바꾸면 구성원이 스스로 답을 찾는 힘도 길러지게 됩니다.
글을 맺으며
리더의 질문은 리더십의 거울입니다. 리더의 질문은 리더십의 품격을 보여줍니다. 질문은 감정의 언어가 아니고, 판단의 도구도 아닙니다. 질문은 상대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초대장입니다.
이번 주에는 자신 질문의 습관을 한 번 관찰해보시겠어요?
혹시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에너지를 꺾고 있는 건 아닌지. 그리고 그 자리에 더 나은 질문 하나를 세워보는 겁니다.
리더는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잘 던지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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