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더의 의사결정, 두뇌 상태가 결정한다!
제 선배 임원이자 경영자에게 몇 년 전에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오전 11시가 지나면 본인이 주도권이 있는 중요한 결정을 안 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왜냐면, 매일 8시 전에 출근해서 아침부터 쏟아지는 주요 임원 회의, 실적 보고, 인사 문제로 두뇌가 이미 피로해져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당시에 제게 해줬던 말씀의 핵심이었습니다.
중요한 전략적 결정은 두뇌의 ‘전두엽’이 충분히 에너지를 가질 때 내려져야 한다는 것이 그분의 원칙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제게 깊은 울림을 주었고, 실제로 심리학과 뇌과학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리더가 좋은 결정을 내리려면, 먼저 ‘좋은 뇌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좋은 뇌 상태'를 위한 세 가지 핵심 원리
좋은 뇌 상태는 단순히 ‘컨디션이 좋은 상태’가 아닙니다. 뇌는 신체, 감정, 그리고 사고 습관과 연결되어 작동합니다. 뇌과학자인 폴 맥린의 ‘삼위일체 뇌(triune brain)’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생명유지를 담당하는 뇌간(1층), 감정을 다루는 변연계(2층), 이성과 판단을 관장하는 대뇌피질(3층)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불균형하면 전체 두뇌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킵니다.
특히 리더는 감정과 이성이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복합적인 의사결정을 자주 하기 때문에 세 가지 영역을 고르게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1단계 : 신체 상태, 뇌의 ‘전원 버튼’ 켜기
하버드의 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하루 6시간 이하의 수면을 반복한 리더는 감정 조절과 판단력, 창의력 점수가 40% 이상 낮아졌다고 합니다. 단순히 ‘잠을 많이 자자’는 말이 아니라, 뇌의 기반 시스템이 ‘지친 상태’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도 결국 후회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죠. 운동, 수면, 호흡 훈련 같은 기본적인 자기 관리가 왜 리더의 의사결정과 연결되는지를 이 데이터는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2단계 : 감정 상태, 의사결정의 ‘숨은 조종자’
뇌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 교수는 “인간은 감정 없이는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그의 유명한 연구에서 전두엽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이 이성은 멀쩡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 자체’를 내리지 못했던 사례가 이를 입증합니다. 감정은 우리 안에 저장된 경험의 요약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 앞에서 리더는 ‘논리’뿐 아니라, 내면의 감정 상태를 먼저 살피고 조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이 감정은 무엇을 말해주는가?’를 묻는 것이 출발입니다.
3단계 : 의식의 편향성, 훈련된 리더일수록 더 주의하라
경험이 많은 리더일수록 편향된 인지 오류에 빠지기 쉽습니다. 가령, 과거의 성공 경험에 기반한 ‘확증 편향’, 익숙한 방식만 선택하는 ‘현상 유지 편향’이 대표적입니다. 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리더들이 3분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객관적으로 기술'한 후 의사결정을 내리게 하자, 선택의 질이 평균 25%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리더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생각하는 나를 관찰하는 힘’입니다.
아마존 창업자이자 위대한 혁신가 제프 베조스의 '하이 IQ 타임' 전략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아침 10시 이전에 중요한 회의나 결정을 몰아넣습니다. 그가 말하는 ‘하이 IQ 타임(High IQ Time)’은 뇌의 에너지가 가장 맑고 집중된 시간대죠. 베조스는 "나는 점심 전에 'High IQ 회의'를 한다. 오후 5시쯤 되면 '오늘은 이건 못 하겠다. 내일 다시 하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오후에는 반복적이고 부담이 적은 일정을 배치해 두뇌 피로 누적을 방지합니다. 베조스는 충분한 수면(8시간)을 취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여우로운 시간을 가진 뒤, 오전 중에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집중합니다. 이 전략은 두뇌 리듬에 따른 의사결정의 질 차이를 과학적으로 반영한 실용적 방법입니다. 아마존의 위대한 성공과 여정 뒤에는 양질의 의사결정을 위한 창업자의 고민과 지혜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좋은 리더십과 의사결정의 질은 단지 지혜를 쓰는 것이 아니라 ‘두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글을 맺으며
좋은 의사결정은 데이터도, 경험도 아닌 ‘좋은 뇌 상태’에서 비롯됩니다. 리더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리소스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뇌'입니다. 신체, 감정, 의식의 흐름을 균형 있게 관리할 때, 더 나은 질문을 던지고 더 정교한 답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의 뇌는 괜찮으신가요? 리더십은 결국, 자기 두뇌를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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