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섬 (Urban Heat Island), 우리 도시가 끓고 있다!

도시가 끓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식혀야 할까요?
 

  어느 날 서울 도심 한복판을 걷고 있는데, 숨이 막히고 몸이 축 늘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늘도 없고, 시원한 바람조차 없는 그 공간에서 저는 문득 이곳이 '열섬'이라는 개념을 설명해 주는 교과서적인 예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섬현상 설명. 출처-그래픽 Vivek Bhardwaj

 

글로벌 기후 변화와 열섬 현상, 도시는 어떻게 더 뜨거워졌는가?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철, 도시의 더위는 유난히 더욱 가혹하게 느껴집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열섬(urban heat island) 현상 때문입니다. 도시는 주변 시골 지역보다 더 덮습니다. 이는 도시화와 인류의 활동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열섬은 기후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도시는 이제 자연스럽게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열섬현상의 기온( 화씨) 차이를 보여주는 이미지

  도시의 열섬 현상은 아스팔트, 콘크리트, 그리고 빌딩으로 뒤덮인 지표면이 열을 흡수하고, 다시 방출하면서 발생합니다. 또한, 도시에 나무와 같은 녹지가 주변 시골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를 증폭시키는 결정적인 원인디 됩니다. 실제로 서울 시내의 공기와 양주시와 같은 도시 외곽의 공기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한편, 도시의 고층 건물들은 바람을 막아 열을 더 축적하게 만듭니다. 이는 우리 도시가 자연의 냉각 시스템을 스스로 차단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폭염살인(The heat will kill you first)'내용에 따르면 미국 피닉스시의 경우 외곽 지역보다 평균 6 ℃ 이상 높아지는 일이 예사로 발생하고 있으며, 뉴욕시의 낮기온도 인근 교외보다 평균 1~2.5 ℃  이상 높은데, 밤에는 6 ℃  정도 더 따뜻하기도 합니다. 세계적으로 봐도 도시들은 근처의 시골 지역보다 기온이 최대  9~12℃ 더 높을 수 있으며, 이 같은 기온 차는 밤에 가장 크게 벌어질 때가 많다고 합니다.

열섬 현상을 고층 빌딩 중심으로 설명한 이미지

 

열섬 현상, 완화시키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도시 전체뿐만 아니라 개별 건물들까지도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를 염두하고 설계하고 지은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점점 더 심해지는 더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리모델링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열섬 현상을 줄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녹지를 늘리는 것입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청계천 모습

 

  서울의 창경궁이나 송월동 일대는 여름철에도 상대적으로 시원한 편인데, 이는 잘 보존되고 관리하고 있는 충분한 녹지 덕분입니다. 청계천 복원사업도 추진 당시에는 여러 이견이 많았지만 환경적으로 봤을 때 도심의 열섬 현상을 완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막혀 있거나 없었던 물길을 다시 만드는 것은 마치 컴퓨터에 수랭 쿨러가 작동하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이런 물길과 녹지를 활용한 도시 설계가 열섬 현상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수많은 건물에 옥상 정원을 만드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자연적으로 내리는 빗물을 재활용하면 옥상정원의 효율성 뿐만 아니라 건물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일조할 것입니다. LA에서 진행하고 있는 길거리에 흰색 페인트를 칠해서 햇빛이 더 잘 반사되게 하는 것도 작은 솔루션이 될 수 있습니다.  

세종시 정부청사 옥상정원

 

맺음말

  열섬 현상은 단순히 도시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일환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도시 환경과 생활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도시 설계와 정책 결정자들이 더 많은 녹지와 물길을 고려해야 하며, 개개인도 작은 실천으로 열섬 현상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더 시원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강릉시, 미래 저탄소 녹색도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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