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과 개인의 성공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오늘은 월간 HRD 2025년 5월호에 게재된 제 글을 소개합니다.
조직이 인재를 채용한다고 해서 그 인재가 곧바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인재가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환경, 시스템, 문화, 리더십 등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다. 이 조건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HRD의 본질적 역할이다. 조직은 필연적으로 ‘성과’라는 결과를 추구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성장’이라는 과정이 존재한다. HRD는 이 성장의 과정을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기능이다. 필자는HRD를 ‘사람의 가능성을 전략과 성과로 바꾸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민간에서 CHRO로 일할 때도, 지금 중앙부처 인재개발원을 리드하면서도 이 신념은 변함이 없다. 역량개발은 조직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 불확실성과 변화가 일상이 된 지금, HRD는 더 이상 부차적 지원 기능이 아니라 조직의 미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기능으로 인식돼야 한다. 조직은 성과를 통해 성장하고, 구성원은 성취를 통해 성장한다. 이 둘의 교집합이 바로‘성장’이다. HRD는 이 교집합을 넓히는 활동이다. 조직의 전략과 구성원의 경력개발이 정렬(alignment)될 때, 양쪽 모두 진정한 의미의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필자는 이를 ‘이해관계의 융합’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HRD는 개인의 동기와 조직의 목적이 충돌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강화할 수 있도록 육성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그러려면 단순한 교육제공자에서 벗어나, 전략적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 개인의 역량은 조직의 역량으로 전환될 수 있어야 하고, 교육은 현장의 문제 해결로 연결돼야 한다. 학습이 곧 성과가 되는 구조,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HRD의 방향이다.
현재AI, 하이브리드 워크,Z세대의 조직 진입 등은 HRD패러다임 자체를 흔들고 있다. 이런 전환기에는 ‘스킬’이나 ‘테크닉’보다 ‘본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HRD는 도구나 트렌드를 쫓기보다 ‘우리는 왜 인적자원을 개발해야 하는가?’라는 근본 질문에 천착해야 하며,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HRD는 기술과 사람 사이의 연결 고리가 되어야 한다.
생성형AI는 교육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이다. 실제 기술이 대체하지 못하는 감성, 판단, 협업, 리더십을 강화하는 교육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둘째, 팀장 이상의 리더를위한 학습과 개발 활동이 강화되어야 한다.
현장은 리더의 질(quality)에 따라 조직문화와 성과가 달라진다. 리더가 성장하면 조직문화도 바뀌고, 조직도 성장한다. 필자는 이를 ‘리더십의 낙수 효과’라고 본다.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은 것과 같은 이치다.
셋째, 조직문화와 학습문화는 동전의 양면이다. 심리적 안전감, 실수에서 배우는 문화,피드백 일상화 등 보이지 않는 가치가 HRD의 숨은 인프라이기에 HRD는 조직문화의 실질적 조성자이기도 하다.
필자는HRD를 ‘조직을 바꾸는 가장 인간적인 방법’이라고 믿으며, HRD담당자를 단순한 콘텐츠 전달자가 아닌 ‘변화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연장선에서 CHRO로서, HRD후배들과 우리 구성원에게 자주 하는 세 가지 당부를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고객’을 바라보듯 구성원을 바라보자.
학습자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현장의 니즈를 민감하게 포착해야 한다. 시장에서 ‘잘 만든 제품’보다 ‘필요한 제품’이 팔리는 것처럼 ‘잘 만든 교육’보다 ‘필요한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
둘째, 성찰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줄이자.
교육의 효과는 배운 내용을 업무에 ‘얼마나 잘 적용했는가’로 결정된다. 학습 후 구성원의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면, HRD는 실패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니Transfer of learning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셋째, HRD조직도 스스로 ‘학습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내부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 우리는 더 이상 ‘가르치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함께 배우는 사람’이어야 한다.지금은 HRD에도 높은 수준의 ‘전략적 통찰’과 ‘인간적 감각’이 동시에 요구되는 대혼돈의 시대다. 조직이 변화의 파도 위에서 중심을 잡으려면, 학습을 통해 더 깊이, 더 넓게 파고들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개인과 조직이 동반 성장해야 한다. HRD는 전략적 통찰과 인간적 감각으로 이러한 여정의 안내자, 가장 믿음직한 동반자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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