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강사, 자격과 필요 역량?
사내강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성장의 촉진자다!
제가 처음 사내 강사를 맡았을 때, 솔직히 두려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든 일등공신은 사내강사 역할에 아주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저는 학부때 교육관련 전공을 하지도 않았고, 1980년대에 중,고,대학교를 다닌 터라 발표도 자주 해본 편이 아니었습니다. 하물며 ‘성인을 가르친 다는 것’은 입사하기 전에는 상상 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영업직원을 가르치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제 모든 커리워와 인생관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28년 전 맨 처음 연단에 강의했을 때 교육생들의 눈빛, 표정, 반응 없는 싸한 분위기 등의 아찔한 장면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아마도 제 무기력함이 부끄러움 등이 그대로 투영된 것 같았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아, 사내 강사는 단지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잘 가르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는구나.’, '이 일을 내 의지대로 피할 수 없다면 진짜 제대로 한 번 배워보자!'고 말입니다.
사내 강사의 정의와 변화된 위상
사내 강사는 단지 ‘내부 전문가’가 아닙니다. 현장 지식과 실무 경험을 교육 콘텐츠로 풀어낼 수 있는 전략적 퍼실리테이터입니다. 과거에는 숙련된 직원이 후배를 도와주는 정도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조직의 학습문화를 이끄는 리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AI와 테크놀로지 환경 변화 속에 실무 중심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며, 사내 강사의 위상도 함께 올라가고 있습니다.
사내 강사의 자격
사내 강사는 단지 ‘해당 업무에 능한 사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좋은 사내 강사는 실무 지식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기술, 그리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겸비해야 합니다.
우선 지식(Knowledge) 측면에선 학습이론, 성인학습자 특성(Andragogy), 기업과 산업의 변화 흐름, 조직의 구조와 문화, 현업의 최신 이슈 등 교육을 구성할 기반이 되어야 할 내용들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성인 교육은 아동이나 청소년 교육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성인은 ‘왜 배우는지’를 알고 싶어 하고, 자신의 경험을 학습에 적극 활용하려 하며, 스스로 학습을 주도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러한 특징을 고려한 교육 설계는 필수입니다.
다음은 스킬(Skill)입니다. 학습자 눈높이에 맞춰 교육 콘텐츠를 기획·설계하고, 발표와 피드백, 디지털 도구 활용, 강의 후 효과 분석, 코칭까지 포함한 다면적 스킬을 갖춰야 합니다. 특히 학습 몰입을 유도하는 발표력과 인터랙션 능력은 교육 성패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마지막은 태도(Attitude)입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겸손하게 전달하려는 마음가짐, 학습자에 대한 존중, 지속적으로 배우고 성장하려는 자세, 사명감, 그리고 리더로서의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사내 강사는 지식보다 더 강한 태도와 영향력으로 조직문화를 이끄는 숨은 리더입니다.
사내 강사가 갖춰야 할 7가지 핵심 역량
1. 강의 설계 및 기획
교육은 ‘설계’에서 시작됩니다. 사내 강사는 교육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고, 학습자의 수준과 니즈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해야 합니다. 단순히 슬라이드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전체 교육 흐름, 목표, 활동 방식, 평가 방법까지 전체 학습 경험을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학습자의 몰입을 고려한 시간 배분, 피드백 포인트 설정, 사전·사후 자료 준비도 포함됩니다. 특히 실무 중심인 사내 교육에서는 ‘적용 가능한 지식’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해야 하며, 이 과정은 단순한 강의 안이 아니라 전략적 로드맵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2. 발표 및 소통 능력
말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내 강사는 전달자가 아닌 ‘설득자’이자 ‘조율자’입니다. 메시지를 명확하게 정리하고, 논리적인 흐름과 실제 사례를 통해 몰입감을 유도해야 합니다. 또한 강의 중 청중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유연하게 조율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목소리 톤, 제스처, 눈맞춤, 질문 유도 등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요소도 훈련되어야 할 필수 요소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교육생의 이해도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소통하려는 진심입니다.
3. 평가 및 효과 분석
교육은 ‘끝난 후’가 더 중요합니다. 사내 강사는 강의 효과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이는 단순 만족도 조사를 넘어서, Kirkpatrick 모델과 같은 교육평가 프레임워크에 따라 교육 전후 성과를 측정하고 ROI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됩니다. 강의 도중 반응 분석, 교육 후 현업 적용 여부, 실적 변화 등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의미 있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차기 강의 개선점까지 도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조직 및 시간관리
교육이 ‘의미 있는 흐름’을 갖기 위해선 치밀한 시간 관리가 필요합니다. 사내 강사는 교육 전 전체 일정 기획부터, 강의 중 예상치 못한 변수 대응까지 스스로 조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술적 오류가 생겼을 때 빠르게 다른 자료를 제시할 수 있는 ‘B플랜’이 준비돼야 하고, 시간 초과나 부족 없이 적절히 내용을 조절하는 역량도 필수입니다. 교육장 관리, 참석자 응대, 자료 배포, 예산 운용까지 포함되어야 하며, 이는 곧 프로젝트 관리 능력과도 직결됩니다.
5. 디지털 및 테크놀로지 활용
LMS, Zoom, Miro, Kahoot, Mentimeter, AR/VR 등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은 현대 사내 강사의 생존 조건입니다. 단지 툴을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도구들을 활용해 교육생의 참여를 높이고, 학습 경험을 더 풍부하게 만드는 창의적인 설계력이 필요합니다. 온라인 강의 설계, 하이브리드 학습, 디지털 학습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학습 효과를 높이는 능력까지 함께 요구됩니다.
6.리더십
사내 강사는 교육자이면서 동시에 문화 리더입니다.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습자 간 협력과 참여를 유도하며, 의욕 저하나 소극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이는 타고난 카리스마라기보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조율력, 경청력, 상황 통찰력에서 나옵니다. 또한, 학습자와의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조직 내 교육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브랜딩 역할도 수행해야 합니다.
7. 코칭 및 멘토링
좋은 사내강사는 강의장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교육 이후에도 학습자의 지속 성장을 돕는 코칭과 멘토링 역량이 중요합니다. 개별 학습자의 강점과 개선점을 파악하고, 진로와 커리어, 역량 향상을 위한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신뢰 기반의 관계 형성과 열린 소통 능력은 이 과정의 핵심입니다. 조직에서의 성장은 결국 ‘개인의 성장’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사내 강사는 그 여정을 함께 걷는 조력자여야 합니다.
글을 맺으며
좋은 사내 강사는 기업 성장을 돕는 조용한 촉진자입니다. HRD 담당자들은 지식만 아는 강사가 아닌, 사람을 움직이는 강사를 선발하고 육성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짜 조직의 경쟁력을 만드는 길입니다. 또한 사내 강사는 조직이 가진 지식 자산의 살아 움직이는 형태이자 자산입니다. 하지만 그 역할은 단순 전달자가 아니라, 학습을 설계하고 실천하는 리더, 그리고 사람을 움직이는 조력자입니다.
좋은 사내 강사 제도는 교육 효과뿐 아니라 조직문화의 핵심 경쟁력으로 연결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인식을 넘어, ‘누구에게 배울 것인가’의 시대가 온 지금, HR부서는 조직에 맞는 좋은 사내강사 제도를 만들고, 진정한 ‘교육 리더’를 키워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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